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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

채염순 2012-07-02 20:44:23, 조회 : 1,091, 추천 : 227

 <h1>해신</h1> 전체의 공기가 심상치 않다. 군산에서 무림맹의 개맹식이 열린다고 했는데 그것이 제대로 될지조차 미지수다. 해신 계속되는 추격과 싸움만 아니었더라면 확실하게 정황을 분석해 보았을테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이번 무림맹에서 터뜨려야 한다는 것만 아니었더라면 악양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는 편이 훨씬 더 안전했을 터였다. '어쩔 수 없다. 이제는 끝장을 봐야 해." 해신 순식간에 멀어지는 갈대밭이다. 군산은 가깝다. 조그만 더 가면 수면 저편으로 나타날 것이다. 해신 기호지세. 그런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해신 돌아가는 실제 상황. 머리 속에 느껴지는 예감. 해신 모든 것이 결말을 향하여 치닫고 있을 따름이었다. "후개 저것 좀 보십시오!" 해신 넓디넓은 호면을 향하여 한참을 갔을 때다. 귓전을 파고든 외침. 해신 눌러쓴 죽림을 걷어 올리며 사결제자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맞추었다. 배였다. 해신 그것도 한두 척이 아니다. 무림맹에 참가하기 위한 군웅들의 선박인가. 해신 그렇지 않다. 무림맹의 군웅들이 대명제국 깃발을 올린 군선들을 타고 이동할 리가 없다. 장현걸의 눈이 의아함으로 물들었다. "군함(軍艦)? 군함이 왜?" 해신 장현걸이 안력을 돋우며 그 쪽을 살폈다. 시야 한편. 해신 군함 사이로 움직이는 조그만 쾌속선이 비쳐들었다. 저것이다. 해신 저런 배가 딱 강호의 무인들이 타고 있을 배다. 움직이고 있는 쾌속선들 군산으로 행하는 무림인들의 배가 널려 있어야 옳다. 그것이야말로 동정호가 보여주어야 하는 마땅한 풍경이었다. '한데 왜 군함들이.....!' 해신 그때였다. 선회하는 군함 측면에서 불꽃이 터져 나온 것은. 해신 콰아앙! 차가운 공기를 가르고 들려오는 폭음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군함이 탑재하고 있는 화포의 발사음이었다. 검은색 포탄이 하늘을 나는 것은 순간. 군산으로 향하던 쾌속선 하나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엄청난 파편을 뿌렸다. 해신 "공격을 해? 어째서!!" 장현걸을 크게 놀랐다. 해신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군함의 실책이다. 대명제국의 군선이 무림맹의 선박을 공격할 리가 없다. 그러나 그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은 순식간에 드러났다. 움직이는 또 한 척의 쾌속선. 해신 군함이 방향을 틀고 있다. 쾌속선을 노리는 선회다. 포격의 거리를 재고 있는 것이다. 콰쾅! 해신 능숙하게 거리를 잡은 군함이다. 또 한 번의 불꽃이 터졌다. 해신 용케도 빗나간 포탄에 물기둥이 하늘로 치솟으며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뱃머리를 틀어라. 벗어나야 돼!" 해신 추풍낙엽처럼 흔들리는 쾌속선에서 차디찬 물속으로 뛰어드는 무림인들이 보였다. 겨울의 호수 얼어 죽기 십상이다. 해신 그래도 그 편이 낫다. 제아무리 내공을 익힌 무림인들이라 한들 화탄의 폭발을 견뎌낼 수야 없다. 화포에 직격당하여 갈가리 찢겨 죽느니 물속에 뛰어들어 살길을 도모하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후개 그것이... 어렵겠는데요." 해신 노를 젓는 사결제자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다. 저 멀리 보이는 군함. 이쪽에 하나 더 있다. 해신 두 군함 사이를 지나가야 하는 마당이다. 군산 전경이 보이고 있었지만 화포를 겨눈 두 척의 군함은 마치 이빨을 드러낸 범의 아가리와도 같았다. '돌아가야.....!' 해신 장현걸이 뒤쪽을 바라보았다. 갈대밭은 없다. 이미 너무 멀리 나왔다. 해신 게다가 이쪽에서 군함들을 본 이상 군함들 쪽에서도 이쪽을 발견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만일 추격해 오기라도 한다면 사공 한 명이 노를 젓는 배로서는 군함의 속도를 이겨낼 도리가 없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해신 사결제자의 질문이었다. 장현걸의 눈에 순간적으로 복잡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해신 "돌파할 수 있겠나?" "시도라면 얼마든지 해볼 수 있겠지요." 해신 두 사람의 눈빛이 교차한다. 어차피 맨손으로 와서 살아온 세상 죽는다 해도 잃을 것은 없다. 그것이 거지들 개방의 정신이다 <h2>해신</h2> <h3>해신</h3> 내 앞에서는 무를 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자신도 무공에 대 해 일가를 이루었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나 대제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해신 그는 감히 대제의 경지를 추측해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해신 "철산이는 잘 크고 있는가?" "소공자께서는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고 하옵니다. 이런 말씀 드리옵 해신 기 송구하오나 무에 관한 재능은 오히려 석년의 대제를 능가할 것이라 는 것이 저희 칠마(七魔)의 평가입니다." 해신 "으하하하! 예전의 나를 능가한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나." 해신 대제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의 웃음소리에 남자는 고막이 아파 옴을 느꼈다. 단지 단순히 웃는 것뿐이었지만 그 속에는 사람의 기혈을 진 해신 탕시키는 힘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해신 "그녀는 어떠한가?" "여전히 그 상태이옵니다. 오직 철산 소공자에게만 마음을 열고 있 해신 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렇단 말인가?" 해신 "그렇습니다." 해신 대제의 눈에 순간적으로 아픔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이내 그는 본래의 표정을 회복하며 말했다. 해신 "앞장서도록. 본성으로 돌아간다." "알겠습니다." 해신 "내년에 다시 중원으로 돌아올 것이야. 그때는 이렇듯 빈손으로 돌 해신 아가지 않을 것이다." "대제시여..." 해신 대제의 말에 남자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해신 그 말이야말로 그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이 말을 듣기 위 해 지난 수십 년의 세월 동안 그는 대제를 따른 것이다. 해신 "지난 일 년 중원을 돌아다녔지만 중원 어디에도 인물은 없었다. 실 해신 망이다 중원." "그러나 중원에는 이성 삼패 사존이 있습니다. 그들은 결코 우습게 해신 볼 상대가 아닙니다." 해신 남자의 말에 대제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이 어렸다. "무인이 세력을 만들고 그에 안주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성장이 멈 해신 춘다. 비록 예전의 그들이 나에 근접했을지는 모르나 현재의 그들은 결코 나를 따라올 수 없다. 현재 하늘 아래 나의 적수는 존재하지 않는 해신 다." 해신 "오오∼!" 남자의 눈에 희열의 빛이 떠올랐다. 해신 그가 아는 대제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해신 "가자 본성으로." 해신 "소신이 앞장서겠습니다." 남자가 일어섰다. 해신 대제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중원 끝까지 날 실망시켜 주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해신 그의 눈은 천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해신 단사유와 홍무규는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해신 홍엽표국에는 이미 산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단사유와 홍무규를 공격했던 사람들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홍엽표국을 빠져나가 해신 고 없는 것이다. 아무래도 단사유와 홍무규를 공격하는 그 시점에 이미 표국에 있던 해신 인원들은 모두 뒤로 빼돌린 것 같았다. 해신 "치밀하군. 그 짧은 시간에 이 큰 표국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빼돌 리다니. 개방 방도들을 이용해 추적해 봐야겠군." 해신 홍무규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해신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 시진 전 에 들어올 때만 해도 연무장에 가득 차 있던 사람들과 표물들은 이미 해신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것은 이제까지 수많은 기사를 보아 왔다고 자부하는 홍무규에게 해신 도 처음 보는 기사(奇事)였다. 해신 "이미 우리를 초대하는 그 순간부터 모두 계획한 것 같습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야. 표국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다니." 해신 "이걸로 어느 정도 알 수 있군요. 흑상의 저력을..." 단사유는 조용히 눈을 빛냈다. 해신 비록 총관인 서효를 놓쳤지만 그 역시 정 해신 <h2>해신</h2> 해신 아직까지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놀랍군요. 혹시 내가 이곳에 들어간 지 얼마나 됐는지 아십니까?" 해신 "마수와 시주께서 만선동에 들어간 지 십년의 세월이 흘렀소이다." "아하~! 그렇군요.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해신 원정스님의 말에 괴인이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해신 그의 모습에 일순 승려들이 혼란스럽다는 빛을 했다. 해신 과거의 마수는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당당했고 그 누구에게도 허리를 굽힌 적이 없었다. 적을 만들면 반드시 죽였 해신 고 일말의 용서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만약 그가 나온 다면 다짜고짜 살기를 뿌리며 공격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것은 생각과 해신 는 너무나 다른 반응이었다. 해신 괴인은 원정스님의 예상대로 단사유였다. 십년이란 시간동안 만선동에서 무예를 익히는 것에만 몰두했던 그가 해신 드디어 세상 밖으로 첫발을 내민 것이다. 해신 그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티끌하나 없이 매끄러운 손이었다. 예전의 한무백이 그랬듯 그의 손 해신 역시 백옥과도 같았다. 이손을 얻기 위해 지난 세월 그가 흘린 피와 땀방울은 만선동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었다. 해신 야명주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빛 밖에 없는 곳에서 그는 십년의 세 해신 월을 보냈다. 솔직히 자신도 십년이란 세월을 보낸 것을 실감하지 못 했다. 만선동에 있는 시간동안 그냥 미친 듯이 무예를 수련하고 배가 해신 고프면 벽곡단으로 허기를 때웠다. 식수는 동굴 한쪽에 고여 있는 지 하수로 해결하며 지냈다. 그렇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지내 해신 왔다. 그리고 벽곡단이 떨어졌을 때 그는 마침내 밖으로 나오기로 결심했다. 해신 삼선은 거대한 바위가 단사유의 앞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 해신 만 그것은 천포무장류를 제대로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생각 이었다. 그들이 자신했던 무지막지한 기관으로는 섬세한 천포무장류 해신 의 기법을 막을 수 없었다. 단사유는 잘못 건드리면 붕괴될 수도 있 는 바위를 간단히 두 조각 내버리고 밖으로 빠져 나왔다. 너무나 예 해신 리하게 갈라졌기에 기관은 작동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해신 삼선은 만선동이 천포무장류의 감옥이라 생각했지만 천포무장류에게 있어 만선동은 훌륭한 수련장에 불과한 것이다. 해신 씨익! 단사유는 미소를 지었다. 해신 비록 제대로 씻지 못해 지저분한 몰골에 산발했으나 그의 미소만큼은 해신 무척이나 싱그러워보였다. 하지만 원정스님을 비롯한 봉마사의 승려 들에게는 무척이나 섬뜩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해신 십년이나 햇볕 한 점 들지 않는 암동에 있었던 사람이다. 비록 야명 해신 주가 빛을 대신한다고 하지만 햇빛하고 비교할 수는 없는 법이다. 거 기에 그는 혼자였다. 들어갈 때는 다섯이었지만 나온 것은 그 하나였 해신 다. 그렇다면 네 명은 죽었다는 말이 된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그 안 에 며칠 있는 것만으로 미칠 것이다. 해신 원정 스님 역시 수십 년간 불법에 매진한 사람이었지만 햇볕 한 점 해신 들지 않는 암동에서 생활하라고 한다면 며칠이나 버틸지 자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눈앞의 괴인은 십년이 넘도록 암동에서 지낸 것도 모 해신 자라 싱그러운 웃음까지 짓고 있었다. 그것이 일반사람의 신경으로 가능한 일인가? 해신 원정스님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해신 "휴~! 괴물의 후예는 역시 괴물이란 말인가?" 처절한 살기를 내뿜던 한무백도 무서웠지만 눈앞에서 웃고 있는 청년 해신 역시 무섭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웃을 수 있 다는 것이 더욱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해신 그런 원정스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단사유는 빙긋 웃으며 질문 해신 을 던졌다. "그런데 혹시 봉마사라는 것이 저를 막기 위해 세워진 것인가요?" 해신 해신 보니까 오가 영감이 좀 알아보라고 하셨지. 여하튼 당금 강호에서 벌어진 가장 놀라운 사건들 중 하나가 해신 청홍무적검이 벌인 일이니까.” ‘그것이 그리도 대단한 일이었나........’ 해신 청풍은 일이 그렇게 까지 될 줄은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과거의 은(恩)을 갚았을 뿐이다. 해신 찾고자 하는 사람과 찾고자 하는 물건이 있었을 뿐이다. 강호의 명성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강호는 어느새 청홍무적검의 이름으로 들끓고 있단다. 낭중지추 송곳이란 언제든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법 해신 청풍은 그와 같은 강호에 생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하하. 전혀 모르는 표정이로군. 이거 걸작인데! 그런 경우들이 있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경우 말이야. 질녀 그런 표정 지을 것 없어. 해신 그것은 좋은 거니까. 그것도 매우!” 중년 남자는 무엇이 좋은지 너털웃음을 짓고 있었다. 해신 묘한 느낌이다.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다. 청룡검과 주작검을 보았으면서 탐내는 느낌이 없었다. 두 검이 어떤 검인지 알아보았을 것이 틀림없음에도. 해신 욕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다. 강호의 일에 휩쓸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얼굴이 아니라 그 사연들을 모두 흘려보내고 평온함을 찾은 얼굴이었다. 해신 “후우.......듣기 나쁜 말은 아니네요. 취운암은 그대로죠?” ‘취운암?’ 해신 “당연하지. 우리 질녀의 거처를 누가 건드렸겠나? 긴 여행을 해 온 얼굴인데 가서 좀 쉬도록 해. 영감께 인사는 천천히 드려도 될 거야. 손주 얼굴 보느라 정신이 없거든.” “알겠어요. 아저씨. 또 신세를 지네요.” 해신 “신세라니 당치 않아. 아 그리고 청풍 도우(道友) 막상 인사가 늦었군. 내 이름은 상학이라네. 화안리(和安里)에 잘 왔어. 이곳은 강호의 닿지 않는 곳 구파든 팔황이든 이곳에서는 상관이 없지. 푹 쉬다 가게나.” 해신 십여 가구 남짓 되는 마을을 지나 산 위로 올라가는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계곡 상류 자그마한 연못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암자 하나가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 손을 안 탔다고 했지만 분명 가끔 들러 치워주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정갈하게 정리된 암자였다. 해신 “취운암?” 청풍이 서영령을 돌아보며 물었다. 호기심 어린 시선에 서영령이 살짝 얼굴을 붉힌다. 그녀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해신 “풍랑이 어린 시절을 지내던 곳이 취운암이라 들었어요. 풍암당으로 쫓겨났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별 이야기를 다 들었군.” 해신 무척이나 오래 된 이야기였다. 사부님과의 추억이 담겨 있던 취운암과 같은 이름이라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서영령이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어왔다. 해신 “혹시 기분 나쁜 것 아니죠? 떠올리기 싫은 일이라던가.......” 머뭇거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해신 행여나 싫어할까. 언제나 그를 위해주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그의 마음에 전해졌다. 청풍이 웃으며 말했다. 해신 “그럴 리가 있겠어. 취운암....... 그저 그리운 이름일 따름이야.” 이상한 일이었다. 해신 전혀 다른 곳. 보이는 풍경도 다르고 암자의 생김새도 다르다. 그런데도 취운암이라는 이름이 붙으니 묘하게도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사부님이 살아계시던 때 그 때의 따뜻함이 다시금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해신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몸은 좀 어때요?” “피곤하긴 해도 괜찮아. 공기도 맑고 회복하기엔 좋은 곳이 되겠어.” 해신 “그럴 거예요. 게다가 이 마을 사람들은 하나 같이 강호의 무인이었던 사람들이라 서로간의 거처에 대한 예의가 확실해요. 연공실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죠. 다들 각자의 집에서 무공들을 단련하곤 하니까요.” 확실히 신기한 마을이었다. 해신 은원에서 벗어난 곳이라고 하면서도 아직 무공을 연련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상학이라는 중년 남자도 그렇다. 강호를 떠나온 모습이면서도 아직도 뛰어난 기도를 풍 해신 그녀가 나서자 맹주 해신 부에서 나온 무인들이 앞장을 섰다. 남궁서령은 그들을 따라 맹주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해신 몇 개의 문을 지나 맹주부로 향하던 남궁서령의 눈이 빛났다. 반대 해신 편 월동문에서 나오는 여인이 보였기 때문이다. 범접하기 힘든 차가운 분위기를 가진 여인이었다. 멀리서 보면 이목 해신 구비가 또렷하고 눈망울이 매우 맑으면서도 그윽해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가진 여인이었다. 특히 보는 이가 남자라면 해신 말이다. 해신 '하소호.' 철무련에 이런 분위기를 가진 여인은 오직 한 명밖에 없었다. 대천 해신 상단의 소주인인 하소호. 오직 그녀만이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해신 "오랜만이군요 하 소저." "반가워요 남궁 소저." 해신 두 여인이 서로 아는 척을 했다. 하지만 그녀들 사이에는 냉랭한 기 운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해신 "맹주부에서 나오는 건가요?" 해신 "설마요. 오룡맹의 맹주께서 일개 상인을 뭣 하러 보겠어요? 단지 제가 볼 일이 있어서 근처에 왔던 것뿐이에요. 그러는 남궁 소저께서는 해신 맹주부에 오신 건가 봐요?" "맹주님께서 보시자고 하셔서 말이에요." 해신 남궁서령은 차가운 눈으로 소호를 바라봤다. 하지만 소호는 추호의 해신 위축됨도 없이 그녀의 냉랭한 눈길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잠시간 두 여인의 대치가 이루어졌다. 해신 하지만 곧 두 여인은 각자의 길을 가야했다. 해신 "그럼 들어가 보세요. 맹주님께서 보자고 하셨으면 급할 텐데." "하 소저도 잘 들어가세요. 그리고 조만간 한번 보죠." 해신 "오룡맹의 남궁 소저가 방문하신다면 언제든 환영이에요. 그럼 그때 보죠." 해신 "그래요." 해신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졌다. 남궁서령은 오룡맹주부로 소호는 자신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해신 그녀의 입가에는 은밀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이미 사유 오라버니는 이곳으로 향했어요. 당신의 발등에 불똥이 해신 떨어진 셈이죠.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지 두고 볼게요.' 해신 안경에서 단사유의 행적이 감춰진 것도 막고여에 대한 소문이 도는 것도 모조리 그녀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아직 천하의 그 누구도 그런 해신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해신 이때를 위해 그녀는 그토록 분주하게 돌아다닌 것이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결실이 어느 정도 맺어졌다. 이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해신 다 했다. 남은 것은 단사유가 이곳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해신 소호는 조용히 자신의 거처로 걸음을 옮겼다. 해신 * * * 해신 남궁서령은 한동안 문 앞에서 호흡을 골랐다. 단단한 자단목으로 만들어진 이 문 뒤에 오룡맹의 수장이자 이성의 해신 일인인 일주권성 황보군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신 황보세가가 탄생시킨 희대의 무인 강호 전체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무인이 바로 이 문 너머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비 해신 록 남궁서령이 남궁세가의 여식으로 오랫동안 오룡맹에 머물면서 공적 을 쌓아 왔다고 하지만 황보군악의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세울 만큼은 해신 아니었다. 그의 아비인 남궁무진이 살아 왔다고 하더라도 감히 고개를 들 수 없는 존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그녀의 행동은 조심스러 해신 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녀에게는 큰 흠이 있지 않은가? 해신 남궁서령은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문 앞에 서 있 는 무인들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러자 무인이 안을 향해 기별 해신 을 넣었다. "남궁세가의 남궁서령 소저가 도착하셨습니다." 해신 "안으로 들이도록." 해신 허공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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